희토류는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로, 반도체, 전기차, 로봇,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됩니다. 그러나 한국은 희토류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 리스크가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자원 경쟁과 중국 중심의 시장 구조 속에서 한국은 자원안보와 기술자립을 동시에 고려한 중장기 전략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본 글에서는 한국의 희토류 전략을 ‘국내 자원 개발’, ‘수입 대응’, ‘기술개발’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한국 희토류 자원 확보의 현실과 과제
대한민국은 희토류 자원이 거의 없는 국가로 인식되지만, 실제로 일부 희토류가 매장된 지역이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지역은 강원도 정선, 충북 보은, 경북 영양 등으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는 희토류 광물이 미량이나마 분포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자원의 경제성, 채굴 가능성, 환경 영향 등을 고려했을 때 본격적인 상용 개발은 아직 어려운 단계입니다. 정부는 ‘희유금속 자원지도’를 바탕으로 광물 탐사 및 시추를 확대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국내 자원개발 비중을 현재의 1%에서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광해광업공단은 희토류뿐 아니라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전략광물 중심의 시범 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 민간 기업과 협력해 생산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국내 개발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우선, 환경규제 완화 및 지역 주민과의 합의가 필수적입니다. 광물 채굴은 토양, 수질,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철저한 환경영향평가와 사후 복구 계획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둘째, 채산성 확보를 위한 고도화 기술 도입도 중요합니다. 지질학적 난이도와 채굴비용, 희토류 농도를 고려한 정밀 분석 및 효율적인 공정기술이 필요합니다. 결국 한국의 국내 희토류 개발 전략은 단기적인 대안보다는 장기적인 자립 기반 마련을 위한 포석으로 보아야 하며,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 확대가 병행되어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수입 다변화와 해외 자원 확보 전략
현재 한국은 약 95% 이상의 희토류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 산업 전반에 심각한 공급망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중 갈등, 중국의 자원 수출 규제 가능성 등이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전기차, 국방산업 등 주요 분야가 즉각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 희토류 수입 다변화를 핵심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산업통상자원부는 호주, 베트남, 인도,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전략광물 협력을 추진 중입니다. 특히 호주의 리나스(Lynas)사와의 협업을 통해 중국 외 희토류 확보처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눈에 띕니다. 베트남과는 광물 공동 탐사 및 가공 협정을 체결하고 있으며, 인도와도 희토류 생산기지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습니다. 또한, 자원외교와 국부펀드를 활용한 해외 광산 투자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민간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에서 직접 광산 개발 및 운영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수출입은행, KOTRA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공급망 협의체’를 통해 희토류뿐 아니라 리튬, 코발트 등 다른 전략 광물의 공동 구매와 정보 공유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단가 절감과 안정적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합니다. 이처럼 수입 다변화는 단순히 공급선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십과 리스크 분산을 위한 다층적 접근이 요구되는 분야입니다.
희토류 대체·재활용 기술 개발 현황과 전망
한국의 희토류 전략 중 가장 중요한 축은 ‘기술개발’입니다.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가장 지속가능한 방법은 자체적인 기술력 확보이며, 이에 따라 ‘희토류 대체 소재’와 ‘재활용 기술’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대체 소재 분야에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KAIST, POSTECH 등 주요 연구기관들이 비희토류 자석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철-니켈 기반 합금 또는 망간-알루미늄 합금 등으로 고성능 자석을 구현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는 시제품 단계에 도달한 상태입니다. 아직 상용화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향후 10년 내 대체 가능성이 충분한 소재들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재활용 분야에서는 사용된 전자기기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폐전기차 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냉장고 압축기 등에서 고순도의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등을 회수하는 ‘습식/건식 추출공정’이 개발되고 있으며,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일부 민간 업체들이 실증 설비를 구축 중입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희소금속 순환경제 추진 전략’을 수립하여, 2030년까지 희토류 재활용 비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기술 지원, 사업화 인프라 제공, 기업 R&D 세액공제 등의 정책도 시행되고 있습니다. 결국, 기술개발은 단순한 과학기술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경쟁력 확보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한국이 희토류 자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술 인재 육성, 산학연 협력 체계, 장기적 투자 계획이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한국의 희토류 전략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국내 자원 개발의 가능성을 면밀히 평가하고, 수입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리스크를 분산하며, 기술개발을 통해 미래 자립 기반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 기업, 연구기관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자원안보를 바라보는 국가적 인식 전환이 필수적입니다. 궁극적으로 희토류 전략의 성패는 기술력과 실행력에 달려 있으며, 지금이 바로 그 변화를 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